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올해 안에 한국에 방문하겠다고 합니다. 파벨 두로프는 한국의 '대테러방지법'과 '애플에 대한 미국 정부와 FBI를 비롯한 정보기관의 압박' 에 관하여 MWC 2016에서 '인터뷰' 를 통해 언급을 했는데요.
파벨 두로프가 밝힌 정부의 감시, 사찰에 관한 입장
한국의 대테러방지법에 관하여는 "한국의 테러방지법을 알고 있고, 이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라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애플과 FBI의 분쟁에 관해서는 "애플이 FBI의 요구대로 아이폰의 암호화를 뚫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만들면 수억명의 애플 이용자 정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애플이 굴복하면 경쟁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문제다." 라 밝혔습니다.
아울러, "고전적인 정부 규제는 빠른 기술발전을 따라갈 수 없다. 정부는 이용자와 관련기업들의 자율규제를 통해 시기에 맞는 조치를 취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며 미국과 한국 정부의 이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조치를 비판했습니다.
(지난 MWC 2016에서 기조 연설을 맡은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의 특징은 'end-to-end' 암호화 방식으로 공격자가 하이잭킹으로 사용자의 정보를 탈취 해도 해독이 불가한 방식입니다. 즉, 정부가 모든 메신저에 대해 감시, 사찰을 하더라도 해석이 불가합니다. 또한, '사용자가 메신저를 확인하는 즉시 서버에 저장된 내역을 삭제하는 보안 채팅 기능까지 제공합니다. 텔레그램은 '파벨 두로프' 왈, "현재까지 무료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무료일 것." 이라 밝힌바가 있습니다.
텔레그램 외 다른 암호화 메신저들
'end-to-end' 암호화 방식을 도입한 크로스-플랫폼 메신저로는 범용성을 고려하여 지난 2014년 11월 20일 부터 'end-to-end' 암호화 방식을 제공중인 왓츠앱(WhatsApp)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구글의 행아웃, 스냅챗 등 해외 주요 메신저들도 이 end-to-end 암호화 방식을 채택중입니다.
왓츠앱은 2016년 1월 18일 부터 모든 사용자들에 대해 영구 무료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현재 글로벌 메신저 1위는 왓츠앱으로 활성 사용자만 10억명에 달합니다. 2위는 중국의 위쳇으로 3억명, 3위가 1억명의 텔레그램과 한국 네이버의 라인(LINE) 메신저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에는 FBI도 뚫지 못한다는 아이메시지가 있습니다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쓴다면 텔레그램이나 왓츠앱과 같은 암호화 메신저를 쓸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암호화 메신저가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진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4년 9월 18일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신설, 인터넷 공간 검열을 공식 선언' 한 후 텔레그램 사이버 망명 붐이 일어나 한 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랭킹 1위까지 오르기도 했는데요.
이때문에 위기를 느낀 카카오톡은 '보안 채팅'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힌바가 있고, 질질 끌다가 결국 이용자들의 압박에 보안 채팅 기능을 내놓기는 했으나, 곧바로 정부의 강도 높은 세무조사 등의 보복성 압박 조치가 들어오자 바로 꼬리를 내린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걸로 카카오톡을 비판할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정부에 매우 협조적인 '네이버' 는 버젓이 라인을 서비스 중이니까요.
테러방지법 끝내 통과, 다시 시작되는 사이버망명
9일 동안 이어진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특정 법안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합법적 행위)에 눈도 깜빡하지 않던 정부와 여당은 190시간이라는 사상 초유의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론을 무시, 필리버스터가 끝나자 마자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때문에 다시 텔레그램 사이버 망명이 시작되는 중이라고 합니다. 지난 2014년의 전례로 볼 때 또 그때 뿐이겠지만 말이죠.
우리가 아이폰을 쓰고 텔레그램과 같은 암호화 메신저를 써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 사생활 침해' 라는 '사찰, 감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안 취약점은 결국 파벨 두로프의 말 처럼 해커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실질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왜 우리가 정부의 이같은 시대에 뒤떨어진 조치에 반발해야 하고 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도 보통은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괜찮음 ㅋㅋ 어차피 개인정보 다 털렸음."
"카톡 안쓰면 뭐씀? 텔레그램 아무도 안쓰는걸?"
"(이전에 유료 시절 당시)왓츠앱 유료 아님? 왜 돈달라고 함? 쓰레기네 ㅋㅋ"
우리가 기기를 구매할 때는 기기 뿐만 아니라 SW 업데이트에 관한 사후지원과 (제조업체들이 해외 대비 국내 스마트폰 출고 가격이 더 비싼 이유라 주장하던)서비스 가격이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 펌웨어 버전이 뭐인지도, 매월 구글이 배포중인 보안 업데이트 내역에 관심도 없는 마당에 텔레그램과 같은 메신저를 과연 쓸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글쎄요..?"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 회의적입니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이같은 정부와 여당의 '무소불위' 독재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만 갖아서는 안됩니다. 뭐라도 해야겠죠? 그래야 바뀔테니까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남이 쓰지 않는다고 나도 쓰지 않는 것 보다는 나부터 쓰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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