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B의 SNS 이야기 :: 넥서스6의 가격으로 보는 구글과 애플의 생존전략



믿는 구글에 발등을 찍혔다. 단통법전파법으로 말미암아 한국에서 '단통법 구세주폰'이라 여겨지던 구글 레퍼런스 브랜드인 넥서스 시리즈가 넥서스5(Nexus 5)를 끝으로 저가격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왜 이렇게 구글은 넥서스6(Nexus 6)에 높은 가격을 책정했을까?


돌이켜보면 넥서스 시리즈는 넥서스4 이후 저가격은 맞는데 고사양은 아니었다. 저가격과 함께 하이엔드급 스펙은 넥서스5가 유일했다. 그대신 구글은 약 3년간이라는 사후 기술지원을 보장했다. 구글이 설계한 OS이기에 그 어떤 제조업체 스마트폰 보다도 업데이트가 빠르고 OS 최적화가 안정적이었다.


넥서스6의 가격은 32GB 모델이 $649이다. 아이폰6 16GB가 $649이다. iOS 8의 기본 용량만 약 5GB 이상의 스토리지를 차지하기에 16GB가 현실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할 지라도 아이폰6 64GB/아이폰6플러스16GB가 $749다. 넥서스6의 언락폰은 가격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이전 모델인 넥서스5 대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Nexus 6 unboxing video from 9to5google


AT&T에서 2년 약정을 한다면 $49.99에 구매할 수 있다. AT&T에서 보조금을 쏟아 부었는지 구글에서 부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보통 보조금은 이통사와 제조업체가 공동 분담한다. 그만큼 구글은 넥서스6의 출고가를 높이는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팔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애플에게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중국 신흥 제조업체들의 빠른 성장은 모바일 시장의 포화 상태를 가져왔다. 80년 전통의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된 것도 모자라서 업계 4위로 급부상한 레노버에 인수되는 굴욕을 겪을 정도다.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얘기는 결국 시장에서의 수익율 악화로 이어진다. 물량의 과도 공급은 어떤 측면에서라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실례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애플은 굉장히 영리하게 수익성을 유지하는 중이다. 애플은 저가 시장속에서 고가 상품을 제시했을 때 소비자로 하여금 비싼 가격을 납득시킬 수 있었다. Sony, HTC, LG, 삼성전자와 같은 메이저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이 하지 못했던 그것을 애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듯이 해냈고 이는 광고 몇번으로 가능했던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랜 기간동안 이처럼 시장이 포화되는 상황을 대비하여 차분히 준비해냈던 것이다.



('금발이너무해'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LA의 비버리힐즈 출신 부유층으로 다른 학생들이 쓰지 않는 독특한 색상과 디자인의 맥북을 사용중이다.)



(일전에 한 통계에 따르면 고학력, 고소득일 수록 아이폰을 선호한다. 실제 안드로이드의 비중이 세계 평균치 보다 더 높은 한국에서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아이폰 사용자들이 더 많다.)


우선 아이폰은 "예쁘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흔하게 말하는 된장질에 아이폰이 등장한다. 바에서 여성들은 최신 아이폰을 꺼내놓고 친구들에게 자랑을 한다. 애플은 다른 경쟁업체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오던 디자인을 중요시 했고 한 수 위의 HW기술력(특히 애플은 눈으로 보이는 GPU 그래픽성능에 집중했다.)과 SW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사후기술지원을 제공해왔다. 아무리 우리끼리 자위질이나 해가면서 우리가 최고라고 우겨봤자 현실은 가장 가치있는 기업 1위가 애플이라는 점이다.


애플은 오리지널 아이폰 이후 오랜 기간동안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아왔다.  그러나 단순히 신뢰만으로 비싼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던 것은 아니다. 보조금 규제를 풀었고 애플워치를 통해 "명품 마케팅"을 도입 하여 브랜드 가치를 올려놨으며 비츠오디오도 인수했다.


닥터드레 비츠오디오를 구매하는 순간 비싼 수업료 내고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는 풍문이 있다. 비츠오디오의 가성비는 정말인지 최악이라는 입장이다. 키보드로 비츠오디오가 좋네 BOSE가 좋네 젠하이저가 좋네 Sony가 좋네 이런거 논하는 것 보다는 청음 매장에서 직접 청음하고 가격대비를 고려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source by Interbrand


그런데 왜 애플은 하필이면 비츠오디오를 인수했을까? 애플은 PC회사이지 음악 플레이어 혹은 음향기기 제조업체가 아니다. 아이폰은 늘 음질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아이팟이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아이튠즈라는 생태계 때문이지 결코 아이팟의 내장 엔진이 좋다던가 음질이 탁월해서가 아니다. 애플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고 비츠오디오를 인수함으로써 단점을 극복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애플이 비츠오디오를 3씩 들여서 인수한 이유는 바로 비츠오디오가 갖는 브랜드 가치 때문이자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다. 비츠오디오는 컬러풀함과 "예쁜" 디자인으로 특히 젊은층에게 큰 선호를 받는 브랜드다. 특히 미국 스포츠 스타들이 비츠오디오를 즐겨 착용하기에 지속적인 홍보도 가능하다.


비츠오디오의 라이벌을 꼽으라면 BOSE인데 최근에 BOSE는 자사가 후원하는 NFL 선수들에게 비츠오디오 착용 금지령을 내리고 비츠오디오 광고도 찍지 말것을 통보했다. 만약 이를 위반시 1만 달러의 벌금을 청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NFL 선수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비츠오디오 헤드셋을 착용중이다.



실제로 한 선수에게 벌금을 부과했으나 이 선수가 벌금을 낼 지도 미지수고 심지어 광고도 계속해서 찍는 중이다. 그만큼 비츠오디오는 미국에서 부와 젊음의 상징인 스포츠 스타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이자 그 마케팅 효과는 '비츠오디오 인수 가격 단돈 3조원' 이상으로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애플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것이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한 해 광고비용은 13조원이다. BOSE의 조치에 관해 애플은 리테일샵과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모든 BOSE 제품을 철수 시켰다.


그렇다. 애플은 아주 오랜 기간동안 브랜드 가치를 올려놨고 시장이 포화됐을 때 원가 대비 턱없이 높은 가격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이게끔 소비자를 길들여왔던 것이다.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자. 만약 삼성이 BOSE를 인수한다면 글로벌 소비자들이 삼성을 애플 만큼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 받아들일까? 혹은 삼성이 비츠오디오를 인수했다던가 갤럭시기어가 파리 패션 위크 부티크 콜렉트(Boutique Colette)에 등장했다면 글로벌 소비자들이 삼성 갤럭시기어 가칭 골드 에디션에 수천 달러의 가치를 부여할까?


우리 기업들이 자국민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괄시하고 적합한 댓가를 지불하기 보다는 배끼는데 열을 올리는 동안 변화를 지양하는 보수적인 애플은 시장의 룰을 지키면서 오늘의 애플이라는 브랜드 값어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중앙에 위치한 할머니가 미국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고 좌측의 선글라스 낀 할아버지는 그 유명한 독일 출신의 패션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레전드로 취급받는 '칼 라거펠트'다. 잘 알다시피 칼 라거펠트는 펜디, 샤넬, 본인 명의 브랜드인 칼 라거펠트의 수석 디자이너다. 우측으로는 조너선 아이브가 보인다.)



(중국판 Vogue에도 등장했던 애플워치는 열린 파리 패션 위크 부티크 콜렉트에서도 등장했다. 애플이 최근 영입한 영국의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 전 CEO인 안젤라 아렌츠의 기획으로 아렌츠는 '전형적인 명품 브랜드의 고 부가가치 창출 전략'을 취함으로써 애플워치는 물론 나아가 애플의 값어치를 높였다.)


구글로써는 "싸구려"라는 안드로이드의 이미지를 개선 할 필요가 있다. 안드로이드의 상징이자 지표이자 표준인 구글 레퍼런스 브랜드인 넥서스는 단순히 구글 자체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글과 함께 하는 안드로이드 제조업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기업도 싸구려로 팔아오던 것을 하루 아침에 안 싸구려로 팔고 싶다 한들 소비자가 가격을 납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이 이제와서 애플이 지난 수년간 해오던 것을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면서 브랜드 값어치를 올렸다가는 아마 모토로라나 노키아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대로라면 소비자들은 우스게 소리로 '빚을 내서라도' 아이폰을 살 것이다. 장난스럽나? 장난 아니다. 실제로 인도 시장 점유율 2위의 애플은 인도 소비자에게 무이자 할부를 지원한다. 12.3억의 인도 소비자는 '빚을 내서라도' 아이폰을 사려고 들었다는 것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더이상 안드로이드가 싸구려로 전락하면서도 팔리지 않을 상황을 방치할 수가 없다.


애플은 베블런의 유한계급론에 충실한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 가격이 하락하기 마련이고 가격이 하락한 시장에서 가격을 올리면 팔리지 않아야 하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인 모방과 과시욕 중 과시욕을 목적으로 체계적이고 오랜 기간동안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


애플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것에 관하여 비판할 수는 없다. 같은 논리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전체가 싸구려로 전락하고 팔리지 않을 상황에 직면 할 가능성을 두고 넥서스 브랜드에 프리미엄 전략을 취한 것을 비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소비자는 생각하고 판단하여 결정할 권리가 있다. 본인의 판단에 내가 이 제품에 관하여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고 지불비용 이상의 만족감과 기대비용을 얻을 수 있다면 그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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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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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샤이닝카이 2014.10.18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깔끔하고 자세한 정리~! 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