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차세대 아이폰(아이폰5S, 아이폰6)이 4.8인치 크기로 애플발 '패블릿'이 될 것이라는 루머를 통해 만약, '4.8인치 아이폰이라는 전제'라면 성공할 수 있을까?에 관하여 얘기해볼까 한다. 스마트폰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이 '애플(정확하게 iOS) 매니아'라면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볼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애플 마케팅의 핵심은 매니아층이다.'
애플 루머는 끊이지를 않는다. 그만큼 매니아층이 두텁다는 얘기다. 관심이 있는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애플 전문 IT매체 혹은 블로그'들은 애플의 사소한 행보까지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기사화한다.
이 기사들은 매니아층의 블로그나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고, 결국 애플은 '최소한의 광고비로 최대한의 효과'를 갖게 된다. 연간 13조씩 광고비를 쏟아붓는 중인 '삼성전자'(참고)로써는 이러한 광고 형태가 부러웠고, 늘 이슈가 되고 싶어 자작극을 종종 벌이고는 한다.(참고 1, 2)
왜 애플 매니아들은 애플의 신제품에 관심을 갖을까? 과거 잡스 시절 '애플 신제품은 1년이라는 출시 주기'를 보여줬다. 애플 제품을 구매하면 적어도 1년간은 최신 전자 제품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자 제품 최신 쓰려거든 죽기전에 사야한다.'라는 진리도 애플 만큼은 적어도 1년은 예외였다.
애플 제품을 쓰는 사용자들은 보통 IT에 대해서 잘 아는 사용자들이 많다. 어플리케이션 활용도와 인터넷 웹서핑의 트래픽을 보면 아이폰 사용자들이 절대적으로 높다.(참고) 더불어 탈옥(Jailbreak)을 할 줄 아는 사용자들이야 말로 '골수 애플팬'이다. 이들은 탈옥을 통해 기기활용도를 높이고, 높아진 활용도는 '신제품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CPU - 더 빠르고 RAM - 더 많은 Display - 더 깔끔한)'을 갖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이건 어떤 기업 제품이나 마찬가지겠으나 '신제품이 출시된다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기기가 구형모델이 되는 것이 싫기 때문'에 관심을 갖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아이폰, 명품백으로써의 가치를 잃다.'
애플의 iDevice(iOS를 탑재한 기기로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가 대표적인 예)는 단순한 기기를 넘어 하나의 '문화와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유명 패션전문지들은 iDevice 자체를 하나의 악세서리로 코디를 하고, 유명 수공업체들은 일반적인 정서로는 납득하기 어려우겠으나, '수천만원~수십억원'짜리 케이스를 제작한다.(참고 1, 2)
안드로이드 기기에 비해서 비싼 iDevice는 '한번 사면 몇년은 넉끈히 자기만족할 수 있는' 명품백과 같은 존재로써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문화이자 트랜드'로 자리 잡았던 iDevice는 故스티브잡스 사후 팀쿡 체제로 들어서면서 부터 그 정체성이 사라졌다.
출시 주기는 1년에서 반(6개월)으로 줄어들었지만 가격은 그대로다. '말도 안되는 것 처럼 보이던 독선'으로 늘 성공을 거두던 잡스의 '썸씽스페셜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고 이제 아이폰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비해서 '더 낮은 사양에, 더 비싼' 그저 그런 기기로 전락해버렸다. 품질이 전제되지 않는 명품을 누가 사려할까?
'매니아층에게 외면받는 디스플레이 크기의 파편화'
요즘 국내 언론을 가만히 보고 있자하면, 당장이라도 애플이 망할것 처럼 보인다. 아이폰5 판매량이 저조하고 애플이 일본발 부품수주를 줄였고 애플 주식이 폭락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아이폰5 부품수주를 줄인 이유는 판매량이 부족한 이유도 있겠으나 생산수율이 높아졌다는 이유도 있다.(참고) 더불어 판매량이 줄은 이유는 '애플뿐만 아니라 그 어떤 기업도 출시 초기에는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다가 차세대 루머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심리가 위축되기 마련'이다.
출시 주기가 1년에서 6개월로 줄어들었고 지금이 바로 그 과도기일 뿐 여전히 아이패드와 맥북에어와 같은 주력 제품들의 판매량은 건재하다. '아이폰은 애플의 수많은 아이템 중 하나일 뿐 아이폰이 애플은 아니다.'
그러나 평소 아이폰이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던 4S까지와는 다르게 아이폰5의 판매량이 줄어들은 것 만큼은 사실이다.
(국내 판매량이 저조할 뿐 아이폰4S는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자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많이 팔린 아이폰이었다. 참고)
왜 아이폰5의 판매량이 4S 처럼 꾸준하지 않을까? 애플이 새롭게 변화를 시도한 초기 제품은 늘 프로토타입일 확률이 높다는 것, 더 싸고 더 다양하고 더 좋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있다는 것(여기서 대다수의 IT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용자들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줘도 못알아듣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OS와 SW사후지원이 줄 수 있는 메리트는 논하지 않는다.)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결국 '디스플레이 파편화가 가져온 매니아층의 외면'이다.
아이폰의 최대 장점은 '단일OS와 단일규격'이라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생산하면서도 딱 하나의 규격과 딱 하나의 OS에만 집중 투자 개발을 할 수 있으니, 업그레이드 한번 하는게 '연중행사'인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시도 때도 없이' 업그레이드를 통해 발견되는 버그들을 수시로 보완한다.
애플 뿐만이 아니다. iOS 개발자들은 '완전히 산산조각난 안드로이드 규격'에 비해 3.5인치 아이폰에 대한 해상도만 고려하면 됐었는데, 이제 4인치 해상도도 고려해야한다. 4인치로 늘어난 해상도는 '앱 크기'도 늘려놨다.
무슨 얘기인가 하니, 아이폰3GS(3.5인치 일반해상도) 아이폰4(3.5인치 레티나해상도) 아이폰5(4인치 레티나 해상도) 공용 앱은 이전 '3.5인치 단일 규격' 보다 더 크기가 늘어난다는 얘기고 똑같은 데이터 저장 공간이라고 할 지라도 디스플레이 크기가 파편화 되기 이전 보다 여유 공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 디스플레이 크기가 파편화되면서 매니아층에게는 문제점이 하나 더 있다. 탈옥(Jailbreak)을 통한 커스터마이징 과정에서 트윅(Tweak)이라던지 테마(Theme)라던지 4인치로 늘어난 하나의 규격은 기존 시디아(Cydia; 앱스토어 처럼 탈옥 트윅을 판매)스토어에 등록된 트윅에 대한 활용도를 낮춰놓는다.
뿐만 아니라, iOS 6.x 완전탈옥(Untethered Jailbreak)까지 아직 불가한 상태니 매니아층에게 아이폰5는 '탈옥도 안되는 그저 그런 불편하고 비싼 순정폰'에 불과한데 벌써부터 아이패드미니2와 아이패드4, 아이폰5S와 아이폰6 루머가 있으니 '아이폰5는 자연스럽게 패스'라는 결론에 달하고 '탈옥'과 함께 차세대 아이폰을 기약한다.
(탈옥이라는게 뜬금 없이 마냥 기다린다고 나오는게 아니라, 매니아층들은 유명iOS해커들의 현황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대략적인 탈옥 배포시기를 예측할 수 있다. 아이폰5가 출시된 시점이 2012년 9월 21일인데 3개월이 지난 현시점에서야 겨우 탈옥툴 개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참고 1, 2)
'가격 인하 없는 아이폰은 성공할 수 없다.'
'3.5 / 4.8 / 7.0 / 9.7 무한경쟁 시장의 끝은 가격이다.'
매니아층으로 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은 아이폰5에 이은 차세대 아이폰 출시 시기는 아이패드미니2와 아이패드5 출시 루머(참고)가 있는 3월 March Event 보다는 6월 혹은 7월 WWDC(개발자 컨퍼런스) 2013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참고)
4.8인치 애플발 패블릿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건데(참고) 과연 4.8인치가 성공할 것인가 못할 것인가?가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4.8인치 단독 출시는 필패'다. 애플에게 부족한 '고사양과 다양성'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 할 지라도 '시장을 주도하던 애플이 시장에 끌려간다면' 이번에도 역시 아이폰은 그저 그런 비싼 기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의 약진과 모바일OS의 평준화로 '잡스가 무덤에서 돌아온다 한들' 성공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유인 즉, '스마트폰 가격거품'이다. 구글은 넥서스7과 넥서스4를 통해서 '저가격 고품질'을 구현했다. 구글이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는 전제지만, 애플로써는 구글의 이러한 노마진 전략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넥서스7에 대항할 아이패드미니를 출시 했고, 저가형 아이폰까지 출시 준비중이라는 루머도 있다.
실례로 아이폰5 판매는 부진한데 비해서 넥서스4는 2012년 10월에 출시된 후 아직까지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며 '없어서 못파는 중이다.' 구글과 LG가 예상했던 판매량의 2배가 넘는다고 할 정도다.(참고)
애플이 아무리 저가형 아이폰을 내놓는다 한들, 넥서스4와 같은 구글 레퍼런스 스마트폰을 접해본 소비자가 저가형 아이폰을 구매 할리가 없지 않겠나? 더불어 더 저렴하고 더 좋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즐비한데 '아이폰5S 혹은 아이폰6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가격에서 경쟁이 되질 않는다.
16GB 원가가 $188 였던 아이폰4S나 $199인 아이폰5를 $649에 팔아 대당 $450(한화 약 47만8천원)의 이문을 챙기는 애플이기에 가격 인하의 여지가 충분하다.
(아이폰5의 판매가격은 16GB가 649달러 32GB가 749달러 64GB가 849달러다.)
한 대당 남는 이문을 어느 정도만 줄여도 그야 말로 '돈 없어서 못샀던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3.5인치 역시 포기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어차피 갈수록 스마트폰의 크기가 커질 수 밖에 없다면(참고) 4.8인치 패블릿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할 지라도 3.5인치 라인업은 유지해야 '매니아층의 이탈을 막을 것이다.'
모바일폰은 '휴대성'이 가장 우선시 되야 한다. 3.5인치가 넘어가버리면 휴대성도 떨어지고 한손으로의 조작도 불가해진다. 시원시원한 화면을 논하자면 9.7인치 아이패드가 있는데 굳이 4.8인치 패블릿을 들고 다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애플이 과연 4.8인치 패블릿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 다른건 몰라도 고사양 4.8인치(아이폰6) 저사양 3.5인치(아이폰5S)와 같은 촌극은 벌이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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