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갤럭시노트(갤럭시노트3)를 6.3 인치로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국내 언론들은 해외IT메체(중국도 있었고, 해외 안드로이드 전문 뉴스도 있었고 어찌됐건 소스는 다양하고 해외가 출처라는 것이 핵심)에 따르면, 갤럭시노트3가 삼성 왈, '옥타코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듀얼-쿼드코어'라는 논란(참고)의 엑시노스(Exynos)5를 탑재하고 6.3 인치 크기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참고)
조금 웃기는게 이 소식은 국내 The Korea Times의 소스를 인용한 소식이었다.(참고)
이 글은 늘 이슈가 되고 싶어했던 삼성전자의 마케팅을 조롱하자는 것도 아니고, 갤럭시탭7과 불과 0.7인치 차이가 나는 6.3인치로 도대체가 어떻게 전화를 하라는건가? 를 따지자는 것도 아니고, 오늘은 패블릿(phablet, 패블렛) 얘기를 해볼까 한다.
(이전글 '아이폰5S 아이폰6 크기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를 먼저 읽어보시면 내용 전달이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참고 갤럭시노트3가 6.3인치로 가는 이유 역시 이전글에서 논했듯이 엑시노스5에 대한 소비전력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패블릿은 거대 자본의 산물이다.'
패블릿이란, 전화(phone) 기능을 가진 테블렛(tablet) PC를 말한다.(참고) 즉, 엄밀히 말해서 패블릿은 모바일폰이라기보다 테블렛 PC에 가깝다.
최초로 패블릿 시장을 개척한건 '델 스트릭'이다. '엄청 큰 스마트폰' '폰인지 테블렛인지 모르겠다.'면서 혹평을 받은 델 스트릭을 바라보는 시선은 썪 좋지도 않았고 판매량도 신통치 않았다.(참고)
(좌측부터 델 스트릭스, 삼성 갤럭시탭7, 애플 아이패드1)
'너무 크다.' '저걸로 어떻게 전화를 하란 말이냐.' '휴대가 불편하다.'던 평가를 받은 델 스트릭은 틈새 시장 공략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딱 거기까지였을뿐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두번째로 패블릿 사업에 뛰어든건 많이들 알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다. '노트'라는 다소 납득하기는 어려웠으나(참고),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갤럭시노트는 크기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전화도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휴대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연간 13조라는 광고비(참고)를 '갤럭시'로 쏟아부은 삼성전자의 마케팅의 힘이 아니었다면, 갤럭시노트도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런 포지션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아이폰 비방광고'를 포함하여 美 슈퍼볼 광고까지, 거대 자본은 결국 '크고 불편하고 이상한 스마트폰도 테블렛도 아닌 어정쩡한 기기'를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냈다.
이런면에서는 아무리 '자본이 뒷받침'되니까 가능하다 할 지라도 삼성 마케팅 부서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국내 언론에서는 매번 '찬사' '격찬' 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 위 동영상은 cnet 이라는 IT전문매체에서 갤럭시노트가 출시됐을 당시 해당 제품에 관한 평가다. 참고)
'패블릿은 유행이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다.'
삼성은 '애플 카피(참고)와 착시마케팅'(참고)'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후발주자로써 당시 1위였던 HTC를 단숨에 넘어섰다.
출하량을 판매량으로 속이고(참고) 애플 비방광고(참고)를 하고, 급기야 법적분쟁까지(참고)간 삼성의 몸부림은 결국 애플을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최대 모바일 시장인 미국에서는 애플의 아이폰5 판매량이 1위다.(참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매량이 유럽시장에서 아이폰의 판매량을 넘어선건 맞는데, 삼성이 넘어선건 아니다. 안드로이드 점유율 중 삼성이 높다는 것인데 실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삼성이 애플을 넘어섰다는건 아직 국내 언론과 삼성전자의 '바람'에 가깝다.
아이폰 아이패드 부품을 애플에 납품하던 삼성은 최대 협력업체이자 '고객'을 발판으로 인지도를 높이는데는 성공했으나, 언제까지 '카피와 소송전'이 통할리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삼성전자가 더 잘 알것이다.
이제부터는 삼성만의 색깔로 제품은 팔아야겠고, 애플과 '제품만으로 정면승부'는 힘들겠고, 애플이 갖지 못한 '무언가'로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해야만 했다.
애플이 4.8인치 애플판 패블릿을 출시할 것이라는 루머를 논한 이전 글(참고)에서 밝혔듯이 애플은 '고사양과 다양성'이 부족했다. 고사양이라 하면 '스펙'을 늘리면 되는 것이고, 다양성이라 하면 '크기를 나누면 되는 것'이었다.
더불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단점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의 최적화' 부족이 가져오는 '배터리 사용량'도 크기를 늘리면 해결할 수 있었다. 폰도 아니고 테블렛도 아닌 어정쩡한 5인치는 '노트'라는 컨셉으로 재포장(마케팅)되어 거대 자본과 함께 시장을 형성했다.
삼성 자본이 만들어낸 시장은 결과적으로 그동안 3.5~4인치라는 크기에는 만족하지 못하던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좀 솔직하게 말하자면, 3.5~4인치 스마트폰을 가진 사용자 중 테블렛 PC를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이다.
시원시원한 화면의 크기를 논하자면 10인치 테블렛이 있는데, 굳이 5인치 스마트폰을 쓸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 더욱이 '모바일폰'의 휴대성을 논하자면 5인치 보다는 3.5인치다.
작은 화면의 스마트폰이 문제가 아니라, 테블렛을 갖고는 싶은데 테블렛까지 구매를 할 수 없는 마당에 '노트'라는 컨셉을 뒤집어쓴 '페블릿'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갤럭시노트는 이런 소비자에게 충분히 어필 할 수 있었다.
(5인치~6.3인치라는 크기는 '네비게이션' 사이즈다. 이는 삼성의 네비게이션 하드웨어 시장에 대한 간접 진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네비게이션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참고)
더불어 갤럭시노트의 큰 화면 만큼의 '배터리 크기'는 상당한 전력량을 요구하는 고사양에도 적합했다. '소비자와 삼성의 이해관계가 패블릿이라는 시장을 형성한 것'이다.
'패블릿은 지나가는 열풍일까?'
이 부분에 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오히려 스마트폰이 패블릿으로 흡수되고, 시장 자체가 사라지거나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유인 즉, 랩톱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테블렛 PC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늘어가는 마당에,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듯이 언젠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테블렛을 쓸 날이 올것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소니는 Live View라는 안드로이드 악세서리를 출시했다. Live View는 스마트폰 혹은 테블렛 PC와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전화 수신 여부, 문자 수신 여부, 수신목록확인, 수신문자확인 등을 스마트폰이나 테블렛을 꺼내보지 않고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모토로라의 Motoactv나 소니의 Live View 같은 '스마트 워치(테블렛과 연동되는 손목시계)'와 테블렛 PC 간의 연동이 보급화된다면, 결국 스마트폰이 필요 없게 되거나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서 '휴대성'을 논할 것이고 '휴대가 되면서 전화기능을 제공하는 컴팩트한 사이즈의 테블렛 PC' 인 패블릿이 10인치 테블렛 PC보다 낫다고 볼 수도 있다.
종합해보자면,
① 패블릿은 지나가는 유행이라기보다 '거대 자본이 만들어낸 주력시장' 이라는 점.
②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나 소득 수준(혹은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로 '테블렛 PC를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점.
③ 테블렛 시장이 더 커지고, 스마트워치와 같은 기기 연동이 일상화 될 것이라는 점.
으로 비추어 볼 때 3.5~4인치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겠으나 저가형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좀 더 큰 사이즈의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고사양 패블릿 시장은 한 때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시장'으로 포지션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5인치 이상 크기의 대형 스마트폰이 올해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조사 기관인 iSuppli 따르면 올해 5인치에서 7인치 사이의 스마트폰이 6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보여, 작년의 2560만대에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via)
삼성뿐만 아니라, 후발주자인 중국의 Huawei와 ZTE도 각각 최근 Ascend Mate (6.1인치)와 Grand S (5인치)내놓으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갤럭시 노트가 처음 나왔을때 북미시장에서는 지나치게 큰 싸이즈 등의 이유로 이 카테고리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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