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하수 눈에는 안보이는 애플의 3가지 진짜 혁신

T.B 2013. 9. 12. 08:48


IFA 2013에 Apple Media Event에 IT를 좋아하고 특히나 모바일 기기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지난 한주가 참 즐거웠던것 같다. 이번 글은 어제 있었던 대략적인 키노트 소개에 이어지는 글로 세부적으로 딱딱하고 재미없는 기술적인 부분에 관한 얘기가 될 것이다. 다짜고짜 글을 읽으면 스토리 전개가 붕 뜰 수도 있겠고 키노트 내용은 알고 있다는 전제에서 아래 링크로 대체한다.


. 아이폰5S/5C 애플 미디어 이벤트 상세소개(참고)


M7 Motion Core Processor



'진짜 혁신이다.' M7 프로세서를 보자마자 생각난건 '아이패드'다. 애플은 그간 아무도 예상치 못했거나 누구나 예상했으나 시도하지 않았던 그런 부분들에 늘 도전하고 시도해왔다. 바로 M7 프로세서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


M7 프로세서란, 동작 인식 센서(motion recognition sensor, 위치, 자기, 가속도, 고도, 자이로 등이 하나의 칩에 통일된 복합 센서를 지칭)를 보조해주는 보조 프로세서다. 아이폰의 '터치감' 이 좋았던 이유는, 터치와 그래픽 부문을 따로 나눠서 보조하는 프로세서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제 동작 관련에 관한 모든 부을 하나의 칩 M7 프로세서로 통합시킨 것이다. 즉, 애플은 M7의 보조 덕분에 주 프로세서 AP 성능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애플이 M7 프로세서를 채택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iOS7 때문이다. iOS7(core motion framework를 포함) 부터 홈화면 등에서 모션 센서가 자주 사용되는데, M7으로만 이를 따로 제어하기 때문에 '체감'이야 어찌됐던간에 이론적으로는 배터리 절약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소비전력을 더 많이 차지하는 AP(A7)를 써야만 하는 상황에서 소비전력이 더 적은 M7으로 대체하면 그만큼의 차감량을 절약할 수 있다. 피트니스 앱을 실행하면 AP가 아닌 M7 프로세서가 사용되고 걷기, 뛰기, 운전 등을 감지하여 이동 중 스쳐지나가는 Wi-Fi 네트워크 연결 여부를 묻지 않는다. 


M7과 같이 동작 인식 관련을 따로 보조해주는 모션처리장치는 세계 최초이고 유일하다. 아이팟터치에 전화기능 하나 꼴랑 추가해서 아이폰 만든거나 아이팟터치 3개짜리 아이패드 처럼 누구나 생각하지만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애플스러운 혁신이라면 혁신이겠다.




M7이 기대가 되는 부분은 '움직임, 거리, 방향 등'(위치기반, geo-location)에서 이전 보다 더 '자로 잰 듯한' 정밀한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키노트에서도 필 쉴러가 언급했듯이 서드파티의 지원을 생각할 수 있는데, 요즘 한참 이슈가 되는 '조본 업(Jawbone UP)' 이나 '나이키 퓨얼밴드(Nike NuelBand)' 혹은 이번 발표에서 소개된 'Nike Move'와 같이 이제 움직임 측정을 위해서 '주렁주렁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이지 않아도 될 수도 있겠다. 더 정확한 위치 파악으로 '네비게이션' 강화는 두 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


M7이 '애플의 한 수' 인 이유가 원래 움직임 관련 센서는 이런 기기에 들어가야하는 것이 맞는데, 아이폰에 먼저 탑재 함으로써 '시장선점효과'와 함께 제조업체에 대한 애플의 의존도를 높여버렸다. 이제 M7 관련 서드파티가 넘처날테고 애플은 제조업체에 대한 우위를 점하면서도 나이키 퓨얼을 나이키에서 돈들여 광고해주듯이 애플은 돈 안들이고 아이폰을 홍보하는 격이 되버린다. 또한 M7이 있기에 64 bit AP와 OS가 가능하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루기로 하자.


A7 Processor



'절반의 혁신이다.' 필 쉴러 왈, '가장 진보한 스마트폰'이자 'PC 산업이 32 bit 에서 64 bit로 넘어가는데 수년이 걸렸지만 오늘 우리는 애플이 하루만에 32 bit 에서 64 bit로 넘어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소개한 A7 프로세서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 스마트폰에서 64 bit를 지원하는 CPU다. CBS는 "애플의 주력 상품인 아이폰5S의 가장 큰 특징은 CPU(A7)다."라고 평가했고 워싱턴 포스트는 "애플의 아이폰5S가 세계 시장 점유율 31.7%인 삼성전자에 맞설 프리미엄 전략의 선봉에 설 것이다."이라 평가했다.


A7 프로세서는 평가가 갈린다.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64 bit AP라는 평가와 애플의 '사기술'이라는 평가다. 사기술 하면 삼성의 옥타-구라(참고)가 떠오르는데 애플도 논란을 피하기가 어려울 듯 싶다.



. iPhone 5 vs iPhone 5S Benchmarks(참고)


우선 A7 프로세서는 ARM Coretex A50-64 bit다. 범용 레지스터(general register, 데이터와 주소를 모두 저장)와 부동소수점 레지스터(floating point register, 시스템 부동소수점 값을 저장 및 부동 소수점 연산에 사용)가 각각 2개로 32 bit A6 프로세서의 2배다AP 성능이 뛰어나면 물리 연산 처리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3D 그래픽이나 멀티미디어 성능이 좋아진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버벅 거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넥서스7 2013과 같이 OpenGL|ES 3.0 까지 지원함으로써 고성능을 요구하는 Infinity Blade 3와 같은 화려한 컨텐츠를 구동하기에 적합하다.



美 현지시각 9월 18일 iOS 7 정식 버전 배포와 함께 앱스토어에 출시 될 예정인 Infinity Blade 3 를 구매 예정이라면 일단 구동 후기부터 확인해봐야 겠다.


반면에 '사기술' 적인 측면도 있다. A7 프로세서는 오리지널 아이폰에 비해 연산 처리 속도가 40배에 그래픽 처리속도가 56배가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굳이 오리지널 아이폰과 비교를 해야겠나?는 논외로 두고 A6 보다 2배 성능이 향상됐다는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약 31% 가량 향상됐다는 평가다.



A7 프로세서는 ARMv8 아키텍처로 A6 프로세서의 ARMv7의 '업그레이드'판이다. 64 bit를 도입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메모리 용량 제한'을 늘리기 위해서다. 32 bit 의 경우 이론적 메모리 수용 한계가 4GB다. 쉽게 설명하자면 윈도우 32bit 를 생각하면 되겠다.(여기서 레지스트리 수정으로 4GB를 넘기는 것은 논외로 두자.)


단일 OS 매개 변수에 의존하는 응용프로그램은 2GB~3GB 정도를 요구한다. 애플이 A7 프로세서 iOS 7 부터 채택한 64 bit OS의 메모리 수용 한계치는 약 16 EB(exabyte, 125,000 Terrabyte)다. 무슨 슈퍼컴퓨터 돌릴 것도 아니고 현재 시점에서 모바일에서 과연 이런 OS 체계가 필요한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2003년 AMD는 최초로 PC용 ARM CPU에 64 bit를 도입했다. 참고로 10년이 지난 지금도 약 75%의 게이머들이 64 bit OS에서 4GB 안팍의 RAM을 사용한다고 한다.


기술의 발달로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서 모바일 기기의 사양은 분명히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제약점이 있는데 RAM을 초기화하는데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는 점이 있다. 같은 이유로 현재 기술로써는 모바일 기기에서 4GB 이상의 RAM을 탑재한 기기는 적합하지 않다.


이게 왜 '욕'을 들어먹는가 하면 A7 64 bit가 줄 수 있는 장점이 크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A7 프로세서는 ARM의 AArch64 명령어에 기반하여 ARMv8을 지원하는게 맞지만 64 bit 모드에서만 적용된다. 쉽게 설명하자면, 윈도우 64 bit 에서 64 bit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구동 속도가 빠르지만 32 bit를 사용하면 차이가 없다. 즉, 64 bit 전용 어플리케이션이 있어야 64 bit A7 프로세서와 iOS7 이 '제 값'을 한다는 얘기고 그렇지 않으면 32 bit 대비 성능 향상이 미미하거나 없다는 것이다.


애플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64 bit AP를 출시했는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유독 '배터리'에 집착한 모습이다. 이는 64 bit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배터리 수명 감소' 문제에 부딛쳤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같은 이유로 M7 Motion Core Processor 도입으로 이와 관련된 문제점 해결을 시도한 것이다.


또한 몇년전 부터 계속 루머로 돌던 쿼드코어 출시가 미뤄지는 이유 역시 소비전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얘기겠고 만약 쿼드코어가 탑재된다면 아이패드2에서도 그랬듯이 아이폰 보다는 아이패드가 먼저일 것이다. 바꿔말하면 M7으로 인해 곧 쿼드코어 아이패드가 출시될 지도 모르겠다.



update.  9to5MAC 에 따르면 아이폰5S의 배터리는 아이폰5 보다 10% 증가했다. M7 프로세서를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폰5S의 배터리 사용시간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애플이 도입한 64 bit 체제가 더 많은 소비전력을 사용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iPhone 5C



애플의 3가지 진짜 혁신 중 마지막 혁신은 '경영혁신'이다. 우선 글이 길어질 듯 싶으니 애플 미디어 이벤트 전 지난 9월8일 썼던 '애플이 아이폰5C를 출시하는 5가지 이유'에 관해서는 링크로 대체하자.


. 왜 애플은 아이폰5C를 출시할까(참고)



먼저 아이폰5C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자. C의 의미가 'Color 다 Cheap 다' 말이 많았지만 프리미엄 전략을 채택한 애플이 Cheap일리는 없다고 언급했듯이 '아이폰5 + Color' 다.


여기서 중요한건 아이폰5라는 네이밍이다. '느낌 알 것이다.' 애플은 기존에 신모델을 출시하면 구형 모델을 $100 디스카운트 해줬는데 아이폰5 부터는 아예 단종시키고 C하나 덜렁 붙여서 신모델로 둔갑시켜버렸다. 이런걸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조삼모사(朝三暮四)가 어울리지 않을까?


가격표를 보면 구형 모델 8GB를 2년 약정 무료로 제공한다.(참고로 KT/SKT는 3년 약정이다.) 이게 원래대로라면 아이폰5야 하는데 아이폰4S다. 이전에 '애플이 중고기기를 직접 구매하는 것'을 근거로 '아이폰4S가 단종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역시 단종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하는 짓거리는 역시 맘에 들지가 않는다.


아이폰5C는 아이폰5와 똑같은 사양에 아이폰5S와의 가격이 $100 차이난다. 알루미늄 케이스 대신에 플라스틱(폴리카보네이트) 케이스를 썼으니 애플로써는 이문도 더 많이 남겠다. 이는 지난글에서 언급했듯이 1. 재고처리에 대한 보험이자 2. 소비자들에게 구모델이 아닌 신모델이라는 느낌을 주고 3. 중국 시장을 노렸으며 4. 넥서스와 같은 구글에 대한 견제이자 5. 애플에 부족한 다양성(중 컬러 부문) 확보 효과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겠다. M7 프로세서가 '애플의 한 수' 라면 아이폰5C야 말로 '애플의 두 수' 이자 하나만 더 지적하자면 개인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폰5S와의 비교를 강조하기 위한 '떡 밥'이라는 전략적 효과도 볼 수 있겠다.



이 밖에도 '현존하는 최고의 스마트폰용 카메라'라 극찬을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꼿힌' 부분이기도 한 카메라가 있는데, 현존하는 가장 완벽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 평가 받는 소니 엑스페리아Z1 Honami(참고)의 카메라를 두고 iSight 카메라에 '혁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부족한듯 싶다. 더욱이 소니가 출시한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인 QX10/100(참고 1, 2)이 있으니 모바일 스마트폰 카메라가 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카메라가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진 것도 팩트다. 


끝으로 지문인식센서(fingerprint sensor, Touch ID)만 짧게 언급하자면, 애플은 보안상의 이유로 NFC를 탑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모바일 지갑(mobile wallet)을 개발해왔다. 스마트폰에 지문인식센서를 달아놓은 것도 세계 최초 이고 1. 밀어서 잠금해제 대체 2. 앱스토어 비번 입력 없이 지문으로 결재 3. 모바일 지갑(결재 관련 혹은 은행계좌에서 바로 현금 이채 등)으로의 사용 정도가 용도이겠는데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면 모를까 지난 1년 기준 애플의 점유율은 39.32%다.(참고) 애플이 독자적으로 모바일 지갑을 출시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규격이 되고 널리 보급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잠금해제나 비번 정도 입력하는데 있어서 '혁신(革新,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이라면 혁신이겠으나 임펙트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애플은 늘 혁신을 시도했다. 아이튠즈를 통해 컨텐츠를 판매하고 수수료를 챙겼고, 터치가 되는 mp3p를 만들었다. 거기에 전화기 하나 꼴랑 붙여서 팔았고(이건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아이폰은 잡스 아이디어가 아니라 소프트뱅크의 손정희 아이디어다.) 그거 붙여서 아이패드를 내놨으며(잡스의 최초 구상은 아이패드였고 그 중간 산물이 아이팟터치와 아이폰이었다.), Siri를 도입하고 4인치로 화면 크기를 늘리면서 그립감(참고)을 만들었다. 뭣도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 뭣도 아닌것을 누구도 못했거나 안했던 것이다. 애플 하면 늘 'Someting 한 Special'을 강요받는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거나 누구나 예상했으나 시도하지 않았던 그런 부분들에 늘 도전하고 시도해오던 애플'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들이나 몇몇 글들에서는 유독 애플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까지는 좋은데 이런 애플의 진짜 혁신은 보이지가 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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