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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애플의 가격정책과 디자인의 노림수

T.B 2013. 9. 13. 07:39


아이폰5C를 한 문장으로 평가하자면, 애플에게는 '경영혁신'이자 소비자들에게 있어서는 '기만혁신'이라는 표현이 어울릴까? 왜 아이폰5C가 경영혁신임과 동시에 조삼모사(朝三暮四)인지는 이전 글을 참고하기로 하고 이어지는 내용으로 애플의 가격 정책을 살펴보자.


. 하수 눈에는 안보이는 애플의 3가지 진짜 혁신(참고)


아이폰5C가 '대 욕'을 들어먹는 중이다. 이유는 다름 아닌 '가격'이다. 아이폰5S와의 가격이 $100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세계 최대 이동 통신 시장인 미국도 그렇고 유럽에서도 이 비싼 저가형 스마트폰 덕분에 시끌벅적하다.


아이폰5C의 16GB 가격은 무약정(SIM-free)이 £469(한화 약 68만원)이다. 반면에 아이폰5S의 16GB 모델은 £549(한화 약 79만원)다. '느낌 알 것이다.' 전혀 저가형이 아니다. 두 스마트폰의 가격은 £80(한화 약 11만원, $100)에 불과하다. 알루미늄 케이스 대신 플라스틱(폴리카보네이트) 케이스를 써서 원가는 더 절감됐는데 가격은 기존 구 모델에 대한 $100 디스카운트 가격과 똑같다는 것이다.


아이폰5C의 '기만혁신'을 글로만 설명하면 느낌이 잘 안올 수도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영국에서 아이폰5C의 가격으로 사고도 돈이 남는 스마트폰들이다. 가격적으로 '저가형 아이폰5C의 대항마'라고 볼 수 있는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찾아보자면 삼성 갤럭시S4, HTC One, 소니 엑스페리아Z가 있다.



Infographic via Which? Tech Daily


보다시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아이폰5C 보다 비싼 스마트폰은 오직 소니 엑스페리아Z1 호나미(참고) 뿐이다. 저 많은 스마트폰들이 아이폰5C 가격으로 사고도 돈이 남는다. 애플 입장에서 '저가형의 기준'이 어찌되고 얼마나 이문을 남겨야 '저가형' 이라는 네이밍이 붙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비싼 저가형 조삼모사(朝三暮四) 스마트폰의 가격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현재 영국에서 판매중인 85개의 스마트폰 가격 Mobile phone reviews ← 이다.


노키아의 최신 윈도우 모바일 스마트폰인 Lumia 925와 625 의 가격을 보면 무약정 925의 가격은 £370(한화 약 53만원)이고 625의 가격은 £248(한화 약 36만원)로 아이폰5C 보다 싸다. 놀랍지도 않은 것이 6인치 터치스크린의 페블렛(phablet) 갤럭시노트2의 무약정 출고가는 £443(한화 약 63만 8천원)이고 구글 넥서스4 16GB는 £199다.



애플 아이폰5C의 가격을 이따위로 책정했을까?


1. (도입부 3가지 혁신에 관한 글을 읽었다는 전제에서)M7 프로세서라는 애플의 한 수와 아이폰5C가 갖을 수 있는 두 수까지 고려하는 애플이 가격 논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진정 몰랐을까? 한가지 확실한건 아이폰5C의 가격 덕분에 세간에 끊임없이 '애플'이라는 2글자가 입방아에 오를 것이다.


2. 아이폰5S나 아이폰5C의 디자인을 보자면 애플은 중국 시장을 위해서 두 스마트폰을 '바치지 않았나?' 싶었을 정도다. 그간 '심플'하면서도 '세련미'가 느껴지는 디자인을 버리고 '화려함'을 선택했다. 아이폰5S는 번쩍번쩍한 알루미늄 케이스에 Silver, Gold(Champagne), Space Gray 색상을 추가하여 고급스러움을 강조했고 아이폰5C는 Green, White, Blue, Red(Pink), Yellow 5가지 색상으로 알록달록하게 만들었다.


이게 중국시장과 무슨 상관이냐 하면, 중국인들의 성향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알록달록하고(특히 붉은색 계열) 화려한 것을 좋아하고 부와 행운과 장수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금'에 대한 집착이 유독 심하다. 아이폰5S 골드는 샴페인 컬러임에도 불구하고 네이밍이 '아이폰5S + 골드'다. 금에 은에 우주(Space Gray)에 대륙의 정서와 잘 맞는 네이밍(아이폰5S 금, 아이폰5S 은, 아이폰5S 우주)이다.



중국인들의 성향에 관한 예를 들자면, 이정현(Lee JungHyun)이다. 1999년 한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이정현은 와(Wa) 한 곡으로 최근 중국 한류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정현의 알록달록한 의상과 번쩍번쩍한 금치장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 보다 더 화려함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됐고 팬클럽 정규 회원만 30만명에 콘서트 홀이 없어서 '끝이 보이지 않는 대륙 평야 콘서트'를 해야할 지경으로 백댄서만 300명이라고 한다.


애플은 10일 쿠퍼티노 본사에서 미디어 이벤트를 개최한 바로 다음날인 11일 오전 10시에 중국 베이징에서 'Special Media Enent'를 따로 개최했다. 그간 애플이 유독 중국 진입이 어려웠던 이유는 말도 안되는 가격대비 성능으로 저가형 스마트폰 전략을 쓰는 'ZTE, 화웨이, 샤오미, 레노버'와 같은 신흥 중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약진도 있겠으나


아이폰에서 7억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제 1 이통사인 차이나 모바일이 채택한 중국 기술 표준인 TD-SCDMA 를 지원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아이폰5S/C 부터 적용되는 퀄컴칩에서는 4G TD-LTE까지 지원하며 차이나모바일은 이전부터 아이폰 출시를 위한 행사 준비 및 애플과의 계약을 진행중으로 알려졌다. 



Public Data via Google


한국과 함께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 평가받는 중국이지만, 애플에게 있어서 한국은 버릴지언정 중국은 전세계 다른 국가보다 전략적 우선순위를 둘 수 밖에 없는 시장이다. 세계은행의 데이터를 집계한 구글 인구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수는 14억에 육박한다.


전세계 인구가 70억인데 12.37억 인도 인구수를 제외하면 G7이 아니라 애플 인지도가 높은 국가가 싺다 포함된 G20을 합쳐도 중국 인구수를 따라 갈 수가 없다. 세계 최대 이동 통신 시장이자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의 인구수는 3억1천만이다.


아이폰5C로 화제거리가 되면서 애플이라는 2글자를 각인 시키고, 씀씀이가 크고 빠르게 급성장중인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는다면 애플에게 중국올-인 할 가치가 있는 시장인 것이다.


update. 중국 소득 수준이 낮기 때문에 비싼 아이폰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는데 장사 일이년 할 것도 아니고 기업 입장에서는 멀리 내다본다는 것은 논외로 두고라도 중국 평균 임금은 주요 성ㆍ도시 별로 차이가 있으나 2012년 기준 월 3966위안(한화 약 70만원)이다.(via KOTRA) 따라서 지금도 충분히 공략 가능한 시장이다.


'China 헌정'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은 분명 경영적인 측면에서 혁신(참고)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불합리한 '가격과 정책(아이폰5 단종 등)'이 될 수도 있다. 애플의 중국 특별대우(AS 등)는 유명하고 어제 오늘 일도 아니지만 07년 부터 iOS를 써온 반쪽짜리 반도국가의 iOS 골수팬으로써 아이폰5C를 사겠다면 차라리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넥서스5(혹은 넥서스4 2013)를 사라고 뜯어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update. 애플이 아이폰 미국 통신사 약정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이다.(참고) 애플의 새모델에 대한 가격인하에 대해서 짧게 언급하자면 1. 가격논란 때문일 수도 있겠고 2. 역시 16억 인구의 중국 시장을 노린 것(프리미엄 브랜드로 각인 시키고 약간의 가격 할인) 일 수도 있겠으며 3. 어쩌면 처음부터 계산된 전략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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